2012년 12월 3일 월요일

밤에 면도날을 사러 가게로 향했다.

비가 내린 도로위로

가로등 불빛이 거멓고 희멀건 바람으로

아스팔트 위를

촉촉하게 젖어든다.

싸락눈 몇 송이가 나부낀다.

눈가루는 불안하고

우울하게

바람을 탄다.

나는 기형도


그이가 떠오른다.

자연의 비유에서

자신을 조금이나마

우울하고

아름답게 열어주었던 순수한 청춘!

이런 날에는 왠지

나의 이십대가 떠오른다.



근데 이 바람은 어디서 와서

어디로 가는건지?

이 바람따라 생겨나는 눈들은

겨울의 눈물인가?

내 마음에 박힌

얼음인가?


딸아이의 과자를 담은 비닐봉지를

들고 집으로 향한다.

종종걸음으로...

훨씬 편안한 걸음으로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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